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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육아 (parenting in Australia)/호주 유치원 일기(Kindy Diary)

[호주 유치원 일기 #3] 나를 소개하고, 보이지 않는 연결을 배운 한 주

by 호주마마 2025. 4. 6.

호주 유치원 생활 세 번째 주에도 유치원 그룹 친구들은 서로의 이름과 성격, 관심사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1월과 2월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관계를 맺는 시기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신뢰와 소속감을 기반으로 한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호주 유치원의 큰 장점은 아침 등원 시간에 보호자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이 시간 동안 아이와 함께 놀아줄 수도 있고, 다른 학부모들과 대화하거나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아이의 적응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됩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고,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도 지켜볼 수 있는 이 시간을 저는 좋아합니다.

 

가족: 떨어져 있어도 이어지는 마음 – 'The Invisible String'

이번 주 아이는 가족사진을 가지고 가서 "엄마, 아빠, 자기, 그리고 흰 토끼와 산다"라고 설명했답니다. 순간 당황했어요! 호주 퀸즐랜드 주에서는 토끼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거든요. 나중에 딸이 말한 '흰 토끼'가 사실은 아이의 애착인형이라고 선생님께 따로 설명하니 모두들 알고 있었다는 듯 웃었네요.

 

아이들은 'About Me'(나에 대해 소개하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가족, 좋아하는 것, 소중한 이야기를 선생님과 나누고 배경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완성된 포스터는 교실 벽면에 전시되어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되었어요.

 

『The Invisible String』이라는 그림책도 함께 읽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을 때 느끼는 불안한 마음을 '보이지 않는 끈'이라는 따뜻한 상징으로 표현한 이야기인데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엄마 생각났어", "할머니 보고 싶어" 같은 반응을 보였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대요."지금 우리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이어져 있단다. 그게 바로 invisible string이야."

 

이 그림책은 등원 시의 분리 불안을 겪는 아이들과 가족에게 큰 위로가 되었으며, 아이들 스스로도 마음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아이가 유치원을 입학하기 몇 개월 전부터 여러 가지 노력을 했었는데요. 이 중의 하나가 책을 읽어주고 '엄마는 항상 돌아와'라는 말을 반복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엄마는 항상?"이라고 하면 아이는 자동으로 미소 지으며 '"돌아와"라고 대답을 합니다. 유치원을 보내기 위한 준비사항에 관한 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호주의 유치원(킨디) 준비 사항과 일상 살펴보기

호주의 유치원, '킨디'는 한국과는 다르게 운영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통학버스가 없다는 점과 직접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직접 아이를 등원시키며, 등

hojumama.com

 

상상력 가득한 놀이

야외 놀이터에서는 배 모양의 놀이기구(Outdoor boat)가 인기였습니다. 아이들은 나뭇가지를 모아 직접 낚싯대 만들기 놀이를 했어요. 나뭇가지에 실 대신 털실(wool)을 묶어 낚싯줄을 만들며 자연물을 도구로 바꾸는 창의적인 상상력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킨디 친구 중 한 명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큐브 만들기와 색칠하기 활동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이의 자발성과 호기심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주도성을 갖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방식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집에서 해본 연계 놀이

집에서 연계놀이를 한다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계획대로 진행하려고 하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활동 속에서 배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종이와 실을 꺼내 함께 '보이지 않는 연결'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요즘 그림 그리기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라 이 활동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전화기 놀이도 했는데, 자연스럽게 물고기 잡기로 연결되었습니다. 낚싯줄과 물고기처럼 엄마와 아이가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놀았어요.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워서, '정말 중요한 건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껴진다'는 말이 아이를 통해 다시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The Invisible String' 책과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책 그리고 연계 놀이- 낚시 줄
분리 불안을 겪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책

 

 

관련 책 추천

이번 주 읽은 『The Invisible String』은 헤어짐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내용은 매우 간단하지만, 읽다 보면 엄마인 저 역시 울컥할 만큼 진심이 느껴졌어요.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사랑이라는 끈으로 항상 연결돼 있어요." 이 한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됩니다. 특히 킨디 등원이 처음이거나, 가족과의 이별이 어려운 아이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유치원 입학 전에 읽히기 좋은 책으로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한국어 책으로는『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가 있어요. 이 책은 아이와 엄마의 하루 이별과 다시 만남의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며,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고 있습니다. 분리 불안을 겪는 아이들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약속의 의미를 아름답게 전달해 주는 그림책이에요.

 

활발한 곤충 탐구

곤충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활발합니다. 벌과 거미, 다양한 곤충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주에도 아이들의 입에서 끊이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벌은 꿀을 만들어!" "우리 집 꽃에도 벌이 자주 와요." "물놀이하면 벌이 꼭 와요." "나 벌한테 쏘인 적 있어." "거미는 털도 있어." "거미는 다리가 8개야!" "우리 집에 거미 있었어요."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쏴요!"

아이들이 곤충 그림을 그리고 있음
아이들은 곤충 관련 이야기뿐 아니라 곤충 도장 찍기, 곤충 모형 탐색, 야외 곤충 관찰, 곤충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곤충에 대해 계속해서 탐구 합니다.

 

당신의 아이는 뭐라고 대답하나요?

제 딸은 "벌은 꽃은 좋아한다"라고 말하네요.

 

아이들은 곤충 관련 이야기뿐 아니라 곤충 도장 찍기, 곤충 모형 탐색, 야외 곤충 관찰, 곤충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곤충에 대해 계속해서 탐구했습니다. 교실 안팎에서 이어지는 이러한 활동들은 아이들에게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을 나누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어요.

 

엄마의 마음

이번 주는 딸아이가 자신을 표현하고, 관계를 넓혀가는 모습이 더욱 돋보였던 한 주였습니다. 집에서는 자기표현도 잘하고 주장도 강한 아이인데, 유치원에서는 아직 조용히 있는 아이가 빨리 적극적으로 자기표현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나는 딸기를 좋아해~ 엄마는 뭐 좋아해?" "우리 집에도 거미 있었어!" 이렇게 대화를 나누며 하루가 끝납니다.

 

"엄마는 항상 돌아와"라는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며 가슴이 찡하면서도 따뜻해졌어요. 항상 아이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주 한 주, 마음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글로 남기며 저 역시 엄마로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침마다 등원 준비를 하며 아이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 민감해지곤 합니다. "가기 싫어~"라는 말이 나올까 마음이 조마조마한 날도 있었어요. 다른 부모님들과 대화해 보니 아침마다 등교할 때 이 문제로 아이들과 실랑이를 한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제 딸은 유치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이가 자립하는 순간들을 조용히 응원해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지금까지는 항상 아이의 앞을 걸으며 손을 잡고 당기고 있었는데, 이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유치원은 아이만 성장하는 곳이 아니라 엄마인 저에게도 기다림과 여유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뜻깊은 한 주였습니다.

오늘의 엄마표 영어 표현

What do you like the most?
너는 어떤 걸 제일 좋아하니?

Do you remember your invisible string?
너의 보이지 않는 끈이 어디랑 이어져 있을까?

What did you learn about bugs today?
오늘 곤충에 대해 뭐 배웠어?

활용 팁:
자기소개 활동과 감정 표현을 연계하여, 아이의 마음속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질문입니다.

 

이 글은 우리 아이의 호주 유치원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실제 유치원 생활 시기와 블로그 포스팅 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