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유치원, '킨디'는 한국과는 다르게 운영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통학버스가 없다는 점과 직접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직접 아이를 등원시키며, 등원 시간인 오전 8시 30분부터 자유롭게 적응할 시간을 갖습니다. (유치원마다 등원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놀거나 선생님, 다른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통학버스 없이 직접 데려다주는 것이 낯설었지만, 점차 이 시간이 아이와 교감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아침에 킨디에 도착했을 때 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아이가 자연스럽게 놀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놓였습니다.
호주의 유치원(킨디) 준비 사항
준비물
킨디에 다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 점심 도시락 (건강하고 간단한 음식)
- 물병
- 모자 (야외 활동 필수)
- 작은 가방
- 여벌 옷 1~2벌
- 낮잠용 얇은 이불과 작은 베개
- 선크림
- 애착인형(필요시)
낮잠용 얇은 이불과 베개의 경우는 킨디 시작하는 주의 첫날에 가져가서 마지막날에 가져옵니다. 이렇게 매주가 반복됩니다. 각 유치원에서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하는 날에 자세한 정보를 주거나 메일로 정보를 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도시락 준비 팁
도시락의 크기는 선택 사항이며, 각 가정에서 아이의 식사량을 고려해 적절한 크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유치원마다 요구 사항이 다를 수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는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를 선택했습니다.
- 쉽게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 (과일, 샌드위치, 채소 스틱 등)
- 견과류 포함 금지 (알레르기 주의)
- 포장하기 쉬운 음식 선택
-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포함
점심 도시락을 준비할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과 건강한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치원마다 금지된 음식 항목이 다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견과류는 금지됩니다. 제 딸이 다니는 그룹에서는 병아리콩으로 만든 호무스(Hummus)도 제한되었습니다. 저는 아이가 킨디를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작은 간식을 하나 챙겨줍니다. 집에서는 자주 주지 않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쯤 넣어주면 킨디 생활이 더 즐거워질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및 건강 관리
킨디에서는 알레르기 관리가 철저합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입학 전 의료 동의서를 받아야 하며, 처방약이 있다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라벨을 부착한 후 제출해야 합니다.
- 알레르기 정보 사전 공유 필수
- 의료 동의서 및 응급 연락처 준비
- 필요시 약물 투여 동의서 제출
저희 아이도 알레르기가 있어서 입학 전에 클리닉을 방문해 의사의 동의서를 받고, 약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또한 킨디 전용 앱을 통해 필요한 서류를 미리 제출해야 해서 꽤 번거로웠지만, 아이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했습니다.
킨디 적응을 위한 팁
- 첫 등원 2주 전부터 규칙적인 수면 패턴 형성
- 아침 루틴 연습 (옷 입기, 가방 챙기기 등)
- 화장실 사용 완전 자립 연습 (미숙할 경우 선생님이 도움 제공)
- 사전 방문하여 킨디 환경 익히기
아이가 킨디 생활에 잘 적응하려면 일정한 생활 습관을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유치원 입학 6개월 전부터 아이와 함께 다닐 유치원 근처를 지나며 “여기가 네가 다닐 유치원이야”라고 설명해 주었고, 유치원에서 어떤 즐거운 일이 있을지 자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플레이 그룹과 다양한 그룹 활동 수업에도 참여하며 아이가 자연스럽게 규칙을 배우고 사회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익히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인에게 아이를 2시간 정도 맡겨보며 부모와 떨어지는 연습을 시도했고, 유치원과 관련된 책도 함께 읽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둘째 날에 잠시 울었던 것을 제외하면 아이는 매우 잘 적응했습니다. 특히 변화를 즐기지 않는 성향을 가진 아이였기에, 이러한 적응 과정은 저에게도 놀라운 발전으로 느껴졌습니다.
유치원시작 첫 주는 새로운 환경 때문에 피곤했는지 하원 후 낮잠도 잤습니다. 그 후 몇 주는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재우므로 아이의 컨디션을 조정했었습니다.
시간 관리 팁
- 여유로운 아침 준비 (최소 1시간 전 기상)
- 킨디 도착 시간 준수 (보통 8:30~9:00)
- 픽업 시간 엄수 (2:30~2:45)
호주의 유치원(킨디) 일상 살펴보기
수업 운영 방식
킨디는 일반적으로 주 2~3일 운영됩니다. 한 주는 2일, 다음 주는 3일 수업하는 형태로 2주에 5일 출석하게 됩니다. 추가 수업을 원할 경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 딸아기의 수업은 오전 9시경 '헬로' 노래와 함께 시작됩니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잠시 더 머물기도 하지만, 대부분 수업 시작과 함께 떠납니다. 제 딸은 둘째 날에 눈물을 흘리며 울어서 마음이 아팠는데, 다행히 선생님들이 능숙하게 아이들을 달래 주셔서 금방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즐겁게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해할만하게 유치원에 가야 하는 첫날 아침에는 약간의 긴장을 하지만 유치원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원 및 돌봄 서비스
수업은 오후 2시 30분에 종료됩니다. 일부 킨디에서는 추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는 근무 시간과 생활 패턴에 맞는 유치원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 차일드케어와 병행할 수 있는 유치원을 선택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만약, 유치원이나 학교를 알아보고 계시다면, startingblocks.gov.au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세요. 해당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유치원 정보를 찾을 수 있으며, 한국어 번역 기능도 지원됩니다. 만약 휴대폰에서 한국어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다면, 컴퓨터를 이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번역된 설명을 따라가면 자신과 아이에게 적합한 유치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Find children's education and care | StartingBlocks.gov.au
Find quality children’s education and care services to give your child the best start. Compare services and build a shortlist. Most children's education and care services will have a National Quality Standard (NQS) rating. These are one way of helping fa
startingblocks.gov.au
저희 집은 추가 돌봄이 필요하지 않아서 킨디 수업이 끝나면 아이를 데려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은 차일드케어와 병행하는 경우도 많아서, 가족의 상황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킨디 선택 시 고려할 점
- 아이의 성향
- 부모의 근무 및 생활 일정
- 추가 돌봄 서비스 여부
-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
호주의 킨디 시스템은 가족의 필요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됩니다.
등록 및 필수 서류
킨디 등록 시 다음 서류가 필요합니다:
- 출생증명서
- 예방접종 증명서(예방접종 여부를 체크)
- 거주 증명서
- 의료 보험 정보
- 보호자 및 비상 연락처 카드
이 서류들을 미리 준비해 두면 등록 과정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서류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미리 정리해 두는 걸 추천드립니다.
비용 및 지원
퀸즐랜드에서는 주 20시간 무료 킨디 지원이 제공됩니다. 무료 킨디 혜택을 받으려면 해당 유치원이 정부의 무료 킨디 프로그램에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는 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영주권자 및 비시민권자는 무료 킨디 혜택이 없습니다. 사립 유치원과 차일드케어 센터의 유치원 프로그램으로 등록하시면 됩니다. 공립 유치원입학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유치원마다 그리고 소유하신 비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유치원마다 다르지만 하루에$110~$180 정도의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2025년 유치원 입학 기준:
- 2021년 6월 30일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이 2025년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 2021년 7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2026년에 입학하게 됩니다.
2026년 유치원 입학 기준:
- 2022년 6월 30일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이 2026년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 2022년 7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2027년에 입학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예:
- 2021년 6월 30일까지 태어난 아이들: 2025년 입학 가능
- 2021년 7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 2026년 입학
이렇게 하면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라도 생일에 따라 입학 연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부모님들은 만 4세가 될 때까지 기다린 후 입학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킨디(Kindy)는 의무 교육이 아니므로, 부모님이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정보육을 원하신다면 직접 육아를 하셔도 됩니다. 과거에는 킨디가 무료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호주 부모들이 가정보육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플레이 그룹(Playgroup)과 도서관의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어 있어 육아 환경이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플레이 그룹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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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킨디와 차일드케어를 병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부모의 근무 일정과 아이의 개별적인 성향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주의 킨디는 유연한 운영 방식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여 각 가정이 최적의 환경을 찾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경험을 쌓아가며 우리 가족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킨디를 보내는 부모님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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