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많은 시간이 생길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나면 어느새 데리러 갈 시간이 되는 이 묘한 시간의 흐름, 엄마라면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이번 주에도 아이를 데리러 가니 밖에서 즐겁게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호주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의 적응을 위해 처음 한 달 정도는 바깥 활동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놀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크림 바르는 것은 필수, 모자도 필수랍니다. 아이를 데려다줄 때 선크림을 발랐는지 확인하는 칸이 있어서 거기에 체크도 해야 해요. 혹시 깜박했다면 유치원에 구비된 선크림을 반드시 발라줘야 한답니다.
유치원 적응 두 번째 주, 우리 아이가 호주 유치원에서 경험한 활동들을 StoryPark 앱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공유해 볼게요.
안전한 킨디 생활, 우리 스스로 약속해요
지난주에 이어 친구들의 이름을 익히는 활동이 계속되었습니다. 아이들은 'Knock, Knock, Who's There?'라는 학급 책을 통해 친구들의 얼굴과 이름을 함께 보며 자연스럽게 기억해 나갔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이름을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누구일까?" 하고 상상하고 기다리는 재미를 주어 아이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도와주었어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딸아이는 이번 주에 친구 두 명의 이름을 더 기억하게 되었네요.
이번 주의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안전한 행동'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지켜야 할 약속을 직접 정하며, 안전 규칙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유치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안전한 행동은 무엇일까요?"라고 질문하자, 아이들은 생각을 나누며 다음과 같은 규칙들을 만들어 갔다고 합니다:
✅ 실내에서는 걷기
✅ 친구의 개인 공간 지켜주기
✅ 내 도시락만 먹기
✅ 차례 기다리기
✅ 도움이 필요할 땐 손 들고 말하기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지시가 아니라 '우리끼리 만든 약속'이라는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을 거예요. 이런 접근법이 호주 유치원 교육의 특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곤충에 대한 흥미는 계속됩니다
곤충에 대한 관심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어요. 딸아이는 아직 직접 손으로 만지는 것은 망설이지만(집에서는 벌레를 잘 잡는데, 유치원에서는 부끄러운가 봐요!),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는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곤충 테이블에서 다양한 벌레를 관찰하고, 다리가 몇 개인지 함께 세어보는 활동을 했어요. "1, 2, 3, 4, 5, 6, 7, 8!" 셀러 스파이더(Cellar Spider)의 다리 개수를 세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수학적 감각과 관찰력을 키워갔답니다.
그룹 활동 시간에는 『Heads, Tails, Insects』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각 페이지에서 힌트를 듣고 "어떤 곤충일까?"를 맞히는 놀이도 진행되었어요. 놀이를 통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놀이 속에서 피어나는 상상력
🔹 홈 코너 & 드레스업 놀이: 인형을 돌보고, 티타임을 열고, 다양한 옷을 입어보며 아이들은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어요. 딸아이도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특히 요리 놀이에 푹 빠져 있었답니다. 역할놀이를 통해 사회성과 언어 발달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모습이었어요.
🔹 미술 활동: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오리고 붙이며 아이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창의력을 발휘했어요. 원래 그림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딸아이도 요즘은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중이에요. 유치원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이 집에서의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어 기쁩니다.
🔹 듀플로 & 블록 놀이: 블록을 쌓고 구조물을 만들며 아이들은 '생각을 손으로 옮기는 힘'을 키워갔어요.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이 과정 속에서 공간 감각과 논리적 사고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고 있었답니다.
🔹 하루를 마무리하며, 요가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 하루 일과의 끝에는 클래스 요가 시간이 있었네요. 아이들은 요가 동작을 따라 하며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한 상태로 휴식 시간에 들어갔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조절 능력을 배우고, 하루의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히는 법을 체득하고 있네요. 저도 필요한 수업인 것 같네요.
관련 영어 그림책 추천과 영어 표현
유치원에서의 경험을 집에서도 이어가고 싶다면, 관련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적어봅니다. 저도 이 책을 몇 번 읽어주면서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내용을 확장시켜 보려고 노력했네요.
『The Very Busy Spider』 – 곤충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는 에릭 칼의 대표작!
이 책을 통해 유치원에서의 경험을 확장시키고, 자연스럽게 영어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엄마표 영어 표현
What was your favorite thing about the day?
오늘 하루 중 가장 좋았던 건 뭐였어?
What are some safe things we can do at Kindy?
킨디에서는 어떤 안전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How many legs does this insect have?
이 곤충은 다리가 몇 개야?
활용 팁:
저녁 시간이나 그림책을 읽을 때 활용해 보면, 아이의 관찰력과 언어 표현력이 함께 자라나는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엄마의 마음: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행복
이제 호주 유치원 적응 두 번째 주가 지나고 있네요. 아이는 점점 적응해 가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답니다.
딸이 다니는 호주 유치원에는 아이를 데리러 갈 때 체크아웃하는 공간이 있어요. 그곳에는 아이들이 그날 배운 활동 내용과 함께, 부모가 아이에게 물어볼 수 있는 두 가지 질문이 적힌 스케치북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의 활동 모습을 엿볼 수 있고요. "오늘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이니?" 그리고 "유치원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같은 질문들을 통해 우리는 아이의 하루를 더 잘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대답은? "친구랑 선생님들이랑 노는 거요!" 라네요. ㅋㅋ
그리고 데리러 갈 때마다 엄마가 왔다는 확인만 하고 계속 모래놀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나중에 집에 갈 때 왜 엄마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반가웠는데, 집에 안 가고 더 놀고 싶어서 그랬어요"라는 대답을 하네요. 유치원이 즐거운 곳으로, 더 지내고 싶은 곳으로 인식되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집에서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손가락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며 숫자 세기에 푹 빠져 있고, 점점 그림 그리기에도 흥미를 보이는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네, 압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하는 일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이렇게 아이의 성장이 박자에 맞춰 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요즘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유치원은 단순한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아이가 세상을 경험하고 관계를 배우는 첫 무대입니다. 그 첫걸음을 함께 지켜보며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엄마로서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은 우리 아이의 호주 유치원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실제 유치원 생활 시기와 블로그 포스팅 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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