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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육아 (parenting in Australia)

아이와 함께하는 브리즈번 어린이 연극 축제- 2025 Out of the Box Festival 'Wolfgang in the Stars' 서커스 리뷰

by 호주마마 2025. 6. 23.

2025 Out of the Box Festival에서 관람한 두 번째 공연인 'Wolfgang in the Stars'는 4세 딸과 6세 친구와 함께 브리즈번 콘서트홀에서 관람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첫 번째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의 매력을 선사한 복합 예술 공연이었습니다.
사실 이 공연은 아이들보다 성인인 제가 더 기대했던 작품이었는데,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25 Out of the Box Festival 'Wolfgang in the Stars' 서커스 공연 포스터에서 사진

 

서커스와 음악이 만나는 종합 예술의 향연

'Wolfgang in the Stars'는 모차르트의 '볼프강'과 친구 곰이 '반짝반짝 작은 별'의 마지막 음표를 찾기 위해 우주로 떠나는 모험을 그린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논리적 연결보다는 각 장면의 시각적, 청각적 완성도에 집중한 공연 구성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연은 클라리넷 연주자의 유쾌한 연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공연 내내 악기 연주와 함께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끊임없는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음악 중간에 삽입된 방귀 소리 같은 유머러스한 요소들은 아이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4세인 제 딸은 평소 똥과 방귀에 관한 그림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역시나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서커스

'Wolfgang in the Stars'는 제가 이전에 관람했던 경험이 있는 설레이 서커스(Cirque du Soleil) 같은 성인 중심의 전문 서커스와는 다른 접근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들을 위한 명확한 스토리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스토리의 연계성이 다소 생뚱맞은 면이 있지만, 모차르트 볼프강과 곰이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펼치는 모험 이야기가 서커스의 각종 묘기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아이들을 흥분시켰습니다. 곰이 네 마리가 되었다가 우주에 공룡이 등장하는 등 예측불가능한 전개였지만,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그런 상상력 넘치는 요소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른들에게는 본격적인 서커스의 맛을 볼 수 있는 입문 단계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문 서커스의 고난도 기술이나 깊이 있는 예술성까지는 아니지만, 서커스가 가진 기본적인 매력과 재미를 가족 단위로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작품이었습니다.
 
 

다양한 장르가 조화된 무대 연출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접시 돌리기, 포이 저글링, 텀블링, 그림자 인형극, 오버헤드 카메라 아트워크, 라이브 음악 등 다양한 퍼포먼스 요소들이 정교하게 안무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무대 연출에 사용된 대형 스크린
공연 중에 사용된 대형 스크린


특히 무대 바닥에 테이프를 붙여 우주선을 만드는 장면에서는 오버헤드 카메라를 통해 그 모습이 실시간으로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어 관객들과의 시각적 소통이 훌륭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의 공연을 처음 접해봐서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딸아이도 신기한 듯 무대와 화면을 연신 번갈아 가며 보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전통적인 그림자 인형극 역시 단순한 형태를 넘어 대형 영상과 조화를 이루며 극의 분위기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연령대별 다른 관람 포인트

4세 딸아이에게는 생애 첫 서커스 경험이었고, 함께 온 6세 친구는 체조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몸을 사용하는 퍼포먼스 장면들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공룡, 곰, 반짝이는 무대, 웃음 가득한 장면들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워했습니다.


관객 참여 요소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별 모양 풍선을 객석으로 날려 관객들이 직접 쳐서 옮기게 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의 참여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비록 제가 앉은 자리까지는 풍선이 오지 않아 아이들이 아쉬워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스토리의 한계와 감상 포인트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예측불가능하고 논리적 연결성이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곰이 네 마리가 되었다가 우주에 공룡이 등장하고, 그 공룡도 네 마리가 되는 등 정확한 스토리 연계성을 찾으려 하면 오히려 몰입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를 단순한 배경으로 받아들이고 각 장면의 예술적 완성도에 집중한다면 훨씬 만족스러운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창조, 소통, 상상력, 경이로움이라는 보편적 메시지가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연령을 초월한 감동을 전달합니다.
 
브리즈번 콘서트홀의 깊고 어두운 무대는 이 작품의 환상적인 요소들을 더욱 극적으로 살려주었습니다. 무지개빛 포이, 빛나는 핀과 후프, 반짝이는 조명들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는 마치 진짜 별빛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무대 전체가 상상의 세계를 구현한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50분이라는 공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브리즈번 콘서트홀의 관람 환경과 좌석 배치, 유용한 관람팁 등은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5.04.05 - [호주 육아 (parenting in Australia)] - 호주 어린이 문화 체험 - 더 위글스 바운싱 볼 브리즈번 투어 후기


 

두 공연의 비교와 개인적 평가

공연 후 4세 딸에게 어떤 공연이 더 재미있었는지 물어보니 "Where is the Green Sheep!"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연령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보입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조의 첫 번째 공연이 어린아이들에게는 더 이해하기 쉽고 친근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인 관점에서는 'Wolfgang in the Stars'가 단연 별 다섯 개 만점짜리 공연이었습니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한 번 더 관람하고 싶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참고로 함께 온 6세 친구는 실제로 공연이 끝난 후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평가했으며, 공원에서는 연신 물구나무서기 연습과 물구나무 돌기를 할 정도로 공연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마무리

'Wolfgang in the Stars'는 단순한 어린이 서커스 공연을 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감탄할 수 있는 복합 예술극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신비한 시각적 경험을, 어른들에게는 창의성과 감성의 깊이를 선사하는 균형 잡힌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서커스가 가진 본연의 매력인 인간의 유연성과 인내, 재치와 창조력이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Out of the Box Festival의 다양성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였다고 생각되며, 내년에도 이와 같은 수준 높은 공연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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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제작진들이 직접 들려주는 'Wolfgang in the Stars'의 창작 스토리입니다. 서커스와 음악, 그리고 모차르트라는 소재가 어떻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는지 확인해보세요. 영어자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