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 살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8월이 다가올 때입니다. 달력을 보며 에카 날짜를 확인하고, 올해는 어떤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브리즈번에 살면서 Royal Queensland Show, 줄여서 에카를 벌써 6~7번 정도 방문한 것 같습니다. 제게 브리즈번 생활의 가장 특별한 연례행사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없을 때도 남편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아이가 있으니 더욱더 이곳이 특별해집니다. 아이가 아프지 않은 이상 꼭 가려고 하는 곳이 되었고,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한 곳에서 할 수 있어서 하루를 보내기에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찾아오는 에카의 계절
2025년 에카는 8월 9일 토요일부터 8월 17일 일요일까지 총 9일간 열립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Brisbane Showgrounds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600 Gregory Terrace, Bowen Hills에 위치한 이곳은 시내에서 불과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라 접근성이 정말 좋습니다. 매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데, 하루 종일 있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습니다.
처음 에카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갑자기 펼쳐지는 거대한 농업 축제의 모습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는 문이 닫혀있는 조용한 공간인데, 에카 기간 동안만 이렇게 활기차게 변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2025년에는 149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 축제는 매년 40만 명이 찾는 퀸즐랜드 최대 규모의 행사입니다. 그리고 2025년에도 어김없이 우리 가족은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올해 특별한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Exhibition Station이 개통된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기차를 타고 가려면 Exhibition 역에서 조금 걸어야 했는데, 이제는 행사장 바로 앞까지 기차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년 주차 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 소식이 정말 반갑습니다.
해마다 달라지는 티켓 이야기
올해 티켓 구매하면서 한 가지 놀란 점이 있었습니다. 2025년부터는 현장에서 티켓을 살 수 없고 오직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불편할 것 같았는데, 생각해 보니 미리 계획을 세우고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은 것 같습니다.
성인 티켓이 40.95달러, 어린이 티켓이 26.95달러인데 가족권을 사면 90.95달러로 조금 더 저렴해집니다. 저희 가족은 조기 예매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뉴스레터에 가입하면 가끔 할인 코드를 보내주니까 미리 가입해 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올해의 티켓 할인은 이미 끝나서 아쉽습니다. 표를 팔기 시작하는 날부터 5일 정도만 할인을 하는 티켓을 파니 정말 잘 계획하고 빨라야 합니다. 다행히 주말과 에카 휴일을 제외하고는 계속 20%의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에카의 할인 혜택은 매년 스폰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5년 에카는 Bank of Queensland(BOQ)가 주요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으며, 스폰서십에 따른 다양한 혜택이 제공됩니다. 올해의 경우 처음 15,000명에게는 50% 할인을, 나머지 5일간은 30% 할인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특별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에카 티켓은 보통 행사 45-50일 전부터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시작하므로, 미리 에카 뉴스레터에 가입하거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해두면 할인 정보를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습니다. Super Saver Days인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에는 자동으로 20% 할인이 적용되며, 스폰서별 특별 할인은 매년 달라질 수 있으므로 티켓 구매 전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나름 빨랐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15,000명에게 주는 50% 할인을 놓쳤습니다. 정말 이 할인을 위해 깨어있는 사람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30%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만 내년에도 같은 할인 행사가 있다면 더 빨리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Back for More Pass를 구매할 수 있는데 하루를 더 방문하고 싶으시다면 22달러에 재방문할 수 있는 이 티켓을 살 수 있습니다. 첫날에는 낮 시간대에 가서 동물들도 보고 아이들과 놀이기구도 타고, 며칠 후에는 저녁 공연을 보러 다시 가는 것입니다. 아니면 하루 종일 노셔도 됩니다. 정말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거든요. 브리즈번에서는 흔하지 않은 행사라 많은 사람들이 이틀 이상을 가기도 합니다. 티켓 가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티켓 가격 (2025 기준)
평일 가격은 20% 더 저렴합니다.
구분 | 주말 & 에카 휴일 가격 (AUD) |
설명 |
성인 (15세 이상) | $40.95 | 1회 입장권 |
어린이 (5~14세) | $26.95 | 1회 입장권 |
유아 (4세 이하) | 무료 | 무료 입장권 필요 |
가족권 (성인 2 + 어린이 2) | $90.95 | 가족 단위 입장권 |
성인 + 어린이 | $54.95 | 성인 1명 + 어린이 1명 입장권 |
트와일라잇 티켓 | $26.95 | 오후 4시 이후 입장권 |
재방문 패스 | $22.00 | 첫 방문일 이후 남은 기간 중 1회 추가 입장 가능 |
🎟️ TIP: 에카 휴일은 8월 13일 수요일 입니다. 입장권만으로도 하루 종일 볼거리가 넘쳐납니다. 놀이기구를 탈 경우 Ekka Fun Pass 추가 구매 필요!
절대 놓칠 수 없는 에카의 맛
에카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딸기 아이스크림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이템입니다. 매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일상이었는데, 작년부터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편해졌습니다. 입장권을 살 때 아이스크림을 $6.80으로 하나씩 사거나 4개에 $25달러에 팝니다. 저희는 $25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이 경우는 하나씩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4개의 딸기 아이스크림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딸기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그리고 생크림이 어우러진 이 간단한 디저트가 이렇게 특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게다가 수익금이 지역 병원에 기부된다고 하니 ,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일도 하고 일석이조입니다.
데그우드 도그도 빼놓을 수 없는 에카의 명물입니다. 한국의 핫도그보다 거의 두 배는 큰 이 음식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두꺼운 반죽으로 감싼 소시지를 바삭하게 튀긴 건데, 에카가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특별한 음식이라서 매년 꼭 하나씩은 사 먹게 됩니다. 일 년에 한 번 먹는 음식이라 작년에 남편이 무리해서 세 개를 먹더니 속이 안 좋다고 불평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자제하겠죠?
아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
저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 Animal Boulevard입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소, 양, 닭, 알파카 같은 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매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일일 동물 경연대회를 볼 때면 아이들은 신기한 듯 쳐다봅니다. 흔히 볼 수 없는 고양이와 개들의 다양한 품종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어서 저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곳입니다.
놀이기구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입니다. 아침 일찍 가면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놀이기구를 1인 요금으로 2명이 탈 수 있는 특별 혜택이 있습니다. 올해는 놀이기구를 타기위해서 앱을 다운로드하여 돈을 적립을 하고 사용하는 형식입니다. 50을 적립 시 5달러를 할인받고, 그 이상일 경우 더 받게 됩니다.
쇼백 파빌리온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들을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5달러부터 50달러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쇼백들이 있는데,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구성이 알차서 매년 몇 개씩은 사게 됩니다.
낮과 밤에 볼만한 쇼
에카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EkkaNITES입니다. 몬스터 트럭이 굉음을 내며 달리는 모습, 오토바이가 하늘을 나는 점프쇼, 아름다운 승마 공연까지... 매년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불꽃놀이는 정말 장관입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환호성을 지르게 됩니다.
낮 시간에는 Natural Fibres Fashion Parade도 꼭 보려고 노력해보세요. 11시 30분, 12시 30분, 1시 30분에 진행되는데 신진 디자이너들과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매번 새롭고 흥미롭습니다. 평범한 제가 이런 쇼를 볼 기회들이 없는데, 매년 이런 쇼를 보면서 패션에 대한 흥미와 재능 있는 인재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쇼 중의 하나는 말굽갈기 대회인데, 대장장이들의 망치로 철을 두드리는 소리와 불꽃이 튀는 모습이 어릴 적 동화 속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이 대회는 단순히 말굽을 만드는 기술을 겨루는 것이 아니라, 각 참가자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빠르게 말굽을 제작하고 실제 말의 발굽에 정확히 맞게 장착하는지를 평가하는 자리입니다. 실제 말이 무대에 등장하고, 대장장이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말굽을 교체하는 모습은 긴장감마저 느끼게합니다.
특히 숙련된 장인들이 불에 달군 철을 망치질하며 구부리고 다듬는 과정은 마치 예술작업을 보는 듯합니다. 열기 속에서도 침착하게 기술을 펼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체험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장인의 손길이 주는 감동을 전해줍니다.
말굽갈기 대회는 매년 에카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데요.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전통 기술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기에도 아주 좋은 체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에카를 방문하게 된다면, 다양한 놀이기구와 동물 체험도 좋지만 이 말굽갈기 대회도 꼭 한번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박진감 넘치는 순간과, 철과 불, 그리고 말과 사람의 조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에카(Royal Queensland Show)에서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 잠시 조용한 카페나 근처 음식점을 다녀오는 재입장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입장할 때 게이트에서 무료로 'Pass Out'을 신청하면 당일 여러 번 재입장이 가능합니다. 오전에는 동물들과 놀이기구를 중심으로 즐기고, 점심시간에는 밖으로 나가서 여유롭게 식사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EkkaNITES 야간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입장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예산 이야기
매년 에카에 가면서 느끼는 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입장료만 해도 가족 기준으로 거의 100달러 가까이 나오고, 거기에 음식값, 놀이기구, 쇼백까지 합치면 한 번 갈 때마다 200달러는 족히 사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미리 예산을 정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 즐기려고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절약하는 방법도 몇 가지 있습니다. 트와일라잇 티켓을 사면 오후 4시 이후에만 입장할 수 있지만 26.95달러로 훨씬 저렴합니다. 주로 저녁 공연을 보러 갈 때 이용가능합니다.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Super Saver Days라고 해서 20% 할인가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8월 브리즈번의 특별한 매력과 날씨 이야기와 팁
브리즈번 사람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에카 윈터(Ekka Winter)"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년 에카가 열리는 시기만 되면 유독 추워지고 바람이 세게 분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2년은 브리즈번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었는데 올해는 평균기온도나 낮은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평소보다 훨씬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 수도 있어서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8월은 브리즈번의 겨울철이지만 낮에는 보통 20도를 넘어서 그리 춥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10도 가까이 떨어져서 꽤 쌀쌀합니다. 특히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가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매년 갈 때마다 두꺼운 가디건이나 바람막이를 꼭 챙깁니다. 하루 종일 야외에서 보내야 하므로 선크림도 필수입니다.
편한 신발도 정말 중요합니다. 행사장이 꽤 넓어서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몰랐다가 발이 아파서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8월에 브리즈번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에카는 정말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49년 동안 이어져 온 호주의 농업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기회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여행 오신다면 아이들에게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에카 기간 중에는 브리즈번의 호텔 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올라가니까 미리미리 예약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티켓도 꼭 미리 온라인으로 구매하셔야 합니다.
매년 새로워지는 발견들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같은 축제인데도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발견이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새로운 부스가 생겼을까, 어떤 새로운 공연이 추가되었을까 하는 기대감이 항상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달라져서 매년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와 농촌의 삶의 경험을 한곳에서 할 수 있어서 특별한 곳입니다.
특히 전체 프로그램의 70% 이상이 무료라는 점이 정말 좋습니다. 300개가 넘는 무료 활동과 공연이 있어서 입장료만 내면 하루 종일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벌써 2025년 에카 티켓을 손에 쥐고 있으니 또 설레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작년보다 한 살 더 자란 모습으로 에카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 8월이 기다려져요. 매년 가는 곳이지만 언제나 새롭고 특별한 에카, 올해는 또 어떤 추억을 만들어갈지 정말 기대됩니다. 에카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퀸즐랜드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특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도 가족과 함께 만들어갈 소중한 추억을 생각하며, 벌써부터 8월 9일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즐거운 호주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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