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 정착한 지 어느덧 15년입니다. 처음 호주에 왔을 때, 저도 여러분처럼 '이곳에서 무엇을 먹어볼까?' 하는 고민이 컸습니다. 호주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인 만큼 음식의 선택지도 많기 때문입니다.
패스트푸드부터 아시아 음식, 이탈리안 요리까지... 수많은 맛집을 찾아다니며 탐방한 끝에, 이제는 자신 있게 "이곳은 꼭 가봐야 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들이 생겼습니다. 하카타야 라멘을 제외하고는 호주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체인점들이라, 여행 중 어느 도시에 방문하더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다섯 곳은 현지인들도 애정하고,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호주 대표 맛집들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 음식점들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진정한 호주의 음식 문화를 경험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15년간의 호주 생활에서 쌓아온 맛집 지도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 그릴드(Grill'd) - 건강한 수제 버거의 정석
처음 그릴드를 발견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원래 햄버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호주에는 맥도날드나 헝그리잭스 같은 익숙한 패스트푸드 체인이 많지만, 15년 동안 살아오면서 방문한 횟수를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릴드는 저를 햄버거와 사랑에 빠지게 만든 곳이자,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마다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카페보다 저렴하면서도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버거집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가족들이 호주를 방문했을 때 그릴드의 '빅 퀸즐랜더'를 소개해주었는데, 그 크기에 모두가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달걀과 파인애플이 들어간 이 버거는 퀸즐랜드의 자부심을 한 입에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호주인들은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큽니다. 제 어머니께서는 특히 양고기 햄버거를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둘 다 맛있습니다. 하지만 염소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양 조르바 햄버거 대신 바바버거를 추천드립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맛이기 때문에 꼭 한번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이 햄버거가 정말 건강에도 좋다고?"라는 질문에는 저도 확답을 드리진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와 프리미엄 비프 패티, 저탄수화물이나 글루텐 프리 빵 옵션, 그리고 건강한 샐러드까지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로즈마리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포테이토 칩은 제가 수십 가지의 칩을 먹어봤지만 언제나 1위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고구마 칩스도 꽤 맛있습니다. 호주에서 건강한 패스트푸드를 맛보고 싶다면, 그릴드를 꼭 방문해 보세요.
2. 파파리치(PappaRich) - 말레이시아 본토의 맛
호주 생활 중 아시아 음식이 그리울 때면 찾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파파리치입니다. 이곳은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로, 한국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는 인기 있는 브랜드입니다.
처음 파파리치의 로티 차나이를 먹었을 때, 그 바삭한 식감과 매콤한 카레 소스의 조합에 감탄했습니다. 나시르막, 락사 같은 정통 말레이시아 요리를 호주에서 만날 수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저는 말레이시아도 개인적으로 몇 번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그곳의 경험을 생각나게 하는 기분 좋은 음식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해산물 락사를 좋아하지만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여러 음식을 시켜서 나눠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색다른 아시아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파파리치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3. 구즈맨 이 고메즈(Guzman y Gomez, GYG) - 가성비 좋은 멕시칸 푸드
학생 시절, 요리가 귀찮을 때 제가 집처럼 드나들던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구즈맨 이 고메즈(GYG)입니다. 호주에서 멕시칸 푸드는 놀라울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GYG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부리또, 타코, 나초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합니다.
특히 제가 즐겨 먹었던 풀드 포크 나초는 지금도 생각나는 맛입니다. 치즈와 살사가 듬뿍 들어간 바삭한 나초 위에 부드러운 풀드 포크가 올라간 이 메뉴는 친구들과 나눠 먹기에도 좋고, 저라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입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부리또 보울(burrito bowl)을 추천합니다. 다이어트 중일 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메뉴인데요. 보리밥과 검은콩 요리 위에 고기와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져 나초나 부리또 랩(burrito wraps) 보다 가벼운 선택이 가능합니다.
부리또, 타코, 나초를 좋아한다면 GYG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입니다. 이곳의 매콤한 소스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도 딱 맞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할라피뇨와 각종 소스가 한 곳에 구비되어 있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카운터에서 요청해야 합니다. 더 달라고 하면 무료로 넉넉하게 주니,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꼭 추가해 보세요!
4. 바피아노(Vapiano) -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이탈리안 푸드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는 저에게 바피아노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오픈 키친에서 신선한 재료로 즉석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돋웁니다.
시티, 케린데일, 골드코스트의 바피아노를 모두 가봤는데, 프랜차이즈의 매력은 어디서든 일관된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주중 점심시간의 런치 스페셜을 이용하시면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드실 수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10이었던 런치 스페셜이 이제는 $15-20 정도로 올랐지만, 여전히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소스와 재료를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어서 매번 새로운 조합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도 바피아노의 큰 매력입니다.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신선한 파스타와 피자를 경험하고 싶다면, 바피아노는 꼭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참고로 주중의 점심 스페셜은 정해진 메뉴입니다. 자신이 재료나 파스타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5. 하카타야 라멘(Hakataya Ramen) - 일본 정통 돈코츠 라멘
호주에 처음 왔을 때인 15년 전, 점심때면 서니뱅크의 작은 본점에 줄을 서서 기다렸던 추억이 있습니다. 바로 하카타야 라멘을 먹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워낙 인기가 많아 큰 쇼핑센터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브리즈번에만 있는 라멘 프랜차이즈 집입니다.
서니뱅크에는 작년만 해도 두 곳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현지에서도 사랑받는 라멘집입니다. 일본 후쿠오카 스타일의 진한 돈코츠 육수는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것입니다. 스파이시 미소 라멘을 처음 맛봤을 때, 그 매콤한 맛이 한국인 입맛에 딱 맞아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면 추가(Kaedama) 무료 서비스까지 제공해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후로 더 맛있는 라멘집들이 많이 생겼지만, 하카타야는 원조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일본인인 올케도 맛있다고 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지 않을까요?. 호주에서 일본식 돈코츠 라멘을 맛보고 싶다면, 하카타야 라멘은 꼭 방문해봐야 할 프랜차이즈입니다.
호주에서의 맛집 이야기를 마치며
저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호주를 방문할 때마다 이 다섯 곳은 반드시 포함되는 '필수 코스'입니다.
- 그릴드(Grill'd) - 건강한 프리미엄 버거
- 파파리치(PappaRich) - 정통 말레이시아 요리
- 구즈맨 이 고메즈(Guzman y Gomez, GYG) - 가성비 좋은 멕시칸 푸드
- 바피아노(Vapiano) -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이탈리안 파스타 & 피자
- 하카타야 라멘(Hakataya Ramen) - 일본 정통 돈코츠 라멘
호주를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이 다섯 곳을 리스트에 추가해 보세요. 각기 다른 국적의 음식을 높은 퀄리티로 맛볼 수 있는 호주의 프랜차이즈들은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저처럼 여러분도 호주의 음식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사진도 찍은 게 있을 텐데... 항상 찾으려고 하면 힘드네요. 다음에는 각각의 음식점을 제가 찍은 사진과 함께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주생활(Life in Australia) > 호주 여행 & 맛있는 즐거움(Travel & Food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리즈번 맛집 | Rich & Rare 9코스 뱅킷 리뷰 – $54로 즐기는 프리미엄 다이닝 (6) | 2025.03.19 |
---|---|
1919 Lanzhou Beef Noodle 방문 후기 – 브리즈번의 인기 맛집 (4) | 2025.03.18 |
한 눈에 보는 2025 Brisbane(브리즈번)과 브리즈번 근교 가족 축제 달력 (5) | 2025.02.11 |
호주 브리즈번 근교 이색 여행지 추천: 친칠라 수박 축제 탐방기 (2) | 2025.02.05 |
브리즈번 공원 추천 미니피 파크랜드 - 자연 산책부터 음악 축제까지 (1) | 2025.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