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의 쇼핑 하이라이트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어그(UGG)를 떠올리실 텐데요. 저 역시 어그 슬리퍼와 부츠를 구매해서 매년 겨울철이면 애용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호주의 대표적인 신발 브랜드로 알려진 어그를 정작 현지 호주인들은 잘 신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번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그(UGG)의 여정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호주인은 신지 않는 호주여행 기념품인 어그UGG
재미있게도 호주에서는 어그(UGG)를 밖에서 신고 다니면 'bogan(보간)'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세련되지 않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호주의 독특한 슬랭입니다. 마치 우리가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마트에 가는 모습을 봤을 때처럼, 호주 사람들도 어그를 신고 거리를 걷는 관광객들을 보면 살짝 미소를 짓습니다. 호주 사람에게 어그는 그냥 ‘집에서 편하게 신는 신발 또는 슬리퍼'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 호주에 왔을 때는 이 따뜻하고 포근한 어그(UGG)를 외출용으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15년 넘게 호주에서 살면서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난 이후로는 실내용으로만 신고 있습니다. 패션에 대한 남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할 만큼 대담하지도, 또 트렌드세터가 되고 싶을 만큼 패셔니스타도 아닌 저는 자연스럽게 호주의 문화 속에 스며들기로 했죠. 하지만 호주에서도 어그를 외출용으로 신을 수 있는 날이 있기를 조용히 기다려봅니다.
어그(UGG)의 시작과 현재
1960년대 호주의 서퍼들 사이에서 시작된 어그의 여정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서핑을 즐기던 서퍼들은 추운 발을 따뜻하게 녹일 방법이 필요해서 신기 시작한 것이 서퍼들의 필수품이 되었고, 이것이 바로 지금의 어그가 되었습니다. 1978년, 호주의 서퍼 브라이언 스미스가 미국 캘리포니아로 어그 부츠를 가져가며 현지 서퍼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고 그 후 어그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발길을 거쳐 세계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지금은 어그(UGG)가 한국에서도 추운 겨울의 인기템이죠?
어그(UGG)의 여정에서 배울 점
어그 부츠의 여정을 들여다보면, 그것은 단순한 패션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를 넘어 우리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어그는 '못생긴 신발'이라는 따가운 시선과 조롱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어그(UGG)가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까진 20~3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많은 역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낸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건 아닐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때때로 엄격한 기준과 틀을 제시하며, 그 범주를 벗어난 것들을 배제하려 합니다. 하지만 어그(UGG)는 그런 세상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했습니다. 겉모습은 투박할지 몰라도, 따뜻함과 편안함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지켜낸 것입니다. 이는 우리 또한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를 믿고 나아가므로 진정한 성공의 열쇠를 쥘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어그(UGG)의 독특한 디자인은 처음에는 약점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독특함'이 세계적 성공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특별함을 단점으로 여기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그(UGG)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결과입니다. 때로는 쓴소리를 들었고, 때로는 실패도 맛보았으며, 그때마다 제품의 품질과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은 것이죠.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하나하나가 귀중하고 의미 있는 것들이죠.
글을 쓸 때면 저도 종종 '과연 내 삶이 특별할까?' 하고 고민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감사한 일들로 가득 찬 여정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시골 소녀였던 제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다채로운 경험을 쌓고, 어느덧 호주에서 15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과연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걱정하던 제가 이제는 하루하루 엄마로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어그(UGG)가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상과 조화롭게 소통해 온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며 세상과 나누는 걸음을 계속해 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한 걸음이 아닐까요? 어쩌면 이것이 어그(UGG)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는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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