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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Life in Australia)/호주 여행 & 맛있는 즐거움(Travel & Food ))

고래의 도시, 허비베이에서 보낸 짧지만 깊은 여행(여행팁)

by 호주마마 2025. 4. 24.

2025년 이스터 연휴, 우리는 친구 가족들과 함께 2박 3일 동안 허비베이 (Hervey Bay)를 다녀왔습니다. 브리즈번에서 차로 약 3시간 반. 길고 복잡한 준비는 없었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숙소는 다행히 친구 집에 머물 수 있어 비용 걱정도 덜었고, 매일 바닷가나, 물놀이 공원에서 뛰어놀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바로 우랑간 제티(Urangan Pier) 위를 걷던 시간입니다.

 

허비베이는 어떤 곳인가요?

허비베이(Hervey Bay)는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 주에 위치한 해안 도시로, 특히 혹등고래(humpback whales)가 쉬어가는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매년 7월부터 11월 사이, 남극에서 따뜻한 북쪽 바다로 이동하는 혹등고래들이 이곳에서 새끼를 돌보며 잠시 머물고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이 고래 관찰 투어를 위해 이곳을 찾는데요. 그 외에도 조용한 해변, 가족 친화적인 시설들, 세계 최대 모래섬인 프레이저 아일랜드(Fraser Island)가 가까이 있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도시입니다.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약 2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입니다.

 

허비베이 방문하기 좋은 시기

허비베이는 사계절 내내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지만, 특히 7월~11월은 하비베이를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시기입니다. 바로 고래를 만날 수 있는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 7~9월: 선선한 날씨에 고래도 자주 볼 수 있어 여행하기 딱 좋은 시기
  • 10~11월: 따뜻하고 맑은 날씨, 야외 활동하기 최적
  • 12~2월: 본격적인 여름, 물놀이와 해수욕 즐기기 좋아요

허비베이까지의 여정

브리즈번에서 허비베이까지는 차로 약 3시간 반 거리입니다. 이른 아침에 출발했지만, 이스터 연휴라 차가 조금 막혔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유먼디 마켓에 들러 간단한 휴식을 취하며 여유롭게 이동했고,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반겨주었습니다. 허비베이가 작고 할 것도 없는 조용한 동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의외로 할 것도 많고 아름다워서 놀랐답니다. 아쉽게도 이스터휴일이라 문을 열지 않은 곳들도 있었습니다.
유먼디 마켓에 방문기에 대한 글을 읽어보세요.

 

호주에서 꼭 가봐야 할 수공예 마켓 – 유문디 마켓(Eumundi Market) 방문기

호주 퀸즐랜드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를 여행한다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명소가 있습니다. 바로 유문디 마켓(Eumundi Market)입니다. 호주에는 주말마다 열리는 다양한 로컬 마켓이 있지만, 퀸

hojumama.com

 

숙소 이야기 – 친구의 따뜻한 환대

이번 여행은 친구 집에 머물러 숙박비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집주인 친구는 멜번으로 휴가를 떠나서 며칠간 고양이를 돌봐주면서 그 집에 머물 수 있었는데요. 세 가족이 초대받아 함께 지내면서 요리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도 같이 놀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끼리도 잘 놀았고, 밤에는 어른들끼리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요리하고 같이 움직이다 보니 이번에는 음식점도 갈 필요 없이 많은 비용을 절약했습니다. 아쉽게도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점들을 가보지 못했다는 단점은 있네요.

 

허비베이는 관광지답게 다양한 숙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고래 시즌(6월~11월)에는 숙소가 빠르게 예약되니 미리 계획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친구 집에 머무느라 숙소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제 글을 읽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티립어드바이저와 북킹닷컴에서 평점이 높은 세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1. Ramada by Wyndham Hervey Bay

  • 우랑간 지역에 위치한 인기 호텔로, 야외 수영장과 레스토랑, 스파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2. The Bay Apartments

  • 스카니스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해서 뷰도 좋고, 객실이 넓고 깔끔합니다.
  • 해변에서 놀다가 바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어 편리하다는 리뷰가 많네요.

3. Grange Resort Hervey Bay

  • 리조트 느낌 물씬 나는 아파트형 숙소입니다.
  • 라군 스타일의 수영장과 야외 BBQ 시설이 인기랍니다. 가족 여행자에게 딱이에요!

 

우리가 다녀온 곳들

허비베이의 물놀이 공과 해변 그리고 우랑간 피어

 

1. 우랑간 피어(Urangan Pier) -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
이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우랑간 피어였습니다. 무려 868미터, 원래는 1,100m였지만 현재도 호주에서 두 번째로 긴 교각입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수평선을 향해 걷는 그 느낌은, 사진으로도 다 담기지 않네요.
사람들이 해질 무렵 노을과 함께 거니는 것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저희는 이번 여행이 짧아서 아쉽게도 그 기회는 없었습니다. 여러분은 기회가 되시면 꼭 해 보세요.
또한 교각 입구 오른편에 리프월드(Reefworld)라는 작은 아쿠아리움에서는 다양한 물고기와 거북이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골드 코스트의 시월드를 자주 가니까 이건 패스했습니다. 하지만 100% 자연 수족관이라는 특별함이 있는 곳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교각 끝까지 걸어봤는데,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너머로 작은 배들이 오가는 풍경이 참 평화로웠습니다. 오른편에는 아름다운 프레이저 섬도 모습을 드러냈고요. 물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수영하거나 점프하는 물고기들의 모습까지 생생히 보였고, 곳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해주었습니다.
 
2. 웻사이드 워터 파크(Wetside Water Park)
허비베이는 바닷물이 잔잔하고, 수심도 비교적 얕아서 아이들과 함께 바다 수영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무료 물놀이 공원인 웻사이드 워터 파크(wetside Water Park)가 있었는데, 이곳은 매일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습니다. 물총, 스플래시 존, 미끄럼틀 등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서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답니다. 규모는 아담하지만 물도 깨끗하고 안전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안심하고 놀 수 있었습니다. 물놀이 공원 바로 옆에는 성인들도 탈 수 있는 워터슬라이드도 있었는데, 그것은 유료였지만 단 $7에 10회를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어서 아이들과 친구들도 신나게 탈 수 있었습니다. 물 분수, 미끄럼틀, 바닥 분사 등이 갖춰져 있어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었습니다. 운영을 하지 않는 요일도 있으므로 가시기 전에 웹사이트를 확인하세요. 
그리고 물놀이 바로 옆, 도보로 5분 거리에는 아주 큰 놀이터도 있어서 다음에 오면 아이와 이곳도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바닷가 산책
워터파크 근처의 해변은 복잡하지 않고 조용해서 딱 좋았어요. 조개껍데기를 주우며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모래에 발을 묻으며 걷는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답니다. 해가 질 무렵, 반짝이는 파도가 햇살에 반사되어 그림처럼 펼쳐지던 그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4. 니켄바 마켓(Nikenbah Market)
주말에만 열리는 작은 마켓이었지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구조된 농장 동물들이 있는 공간이였습니다. 단돈 $2를 내고 들어가니, 귀여운 오리와 아기 오리들, 기니피그, 닭 등 다양한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질 수 있었습니다.
딸아이가 처음에는 조금 망설이더니, 이내 용기를 내어 작은 동물들을 조심스레 안아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의 눈에서 반짝이는 기쁨을 볼 수 있어서 저도 덩달아 행복했네요. 

 
5. 플래닛 72 아이스크림(Planet 72 Icecreamery)
우랑간 제티를 걷고 난 후 찾은 아이스크림 가게는 하비베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플래닛 72였습니다. 제티에서 차로 5분 정도 걸렸지만, 그 명성이 궁금해 방문해 봤습니다.
가게에 들어서자 정말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눈앞에 펼쳐져 있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결국 우리 가족은 항상 좋아하는 초콜릿, 바닐라, 딸기맛과 아이를 위한 알록달록한 레인보우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습니다.
브리즈번에 워낙 유명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많다 보니 비교가 되긴 했어요. 플래닛 72의 아이스크림은 부드럽고 크리미한 텍스처보다는 약간 아이시하고 소베트에 가까운 느낌이었거든요. 그래도 하비베이에서는 이런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인지 현지에서는 인기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놀고 난 뒤 먹는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꿀맛이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소소한 여행 팁

  • 물놀이 공원은 수영복과 여분의 수건 필수! 미끄럼틀 타고 나면 온몸이 젖어요.
  • 우랑간 제티는 모자와 물 챙기기 제티 위는 그늘이 없어서 햇빛이 강할 수 있어요. 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나 의자는 없습니다.
  • 주차는 제티 근처 무료 주차장 이용 가능 다만 이스터 연휴나 주말엔 일찍 가는 게 좋아요.
  • 근처 화장실, 샤워 시설도 깔끔하게 정비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이용하기 편리했어요.
  • 간식과 물은 충분히 준비하세요 아이들이 놀다 보면 금방 배고프고 목마를 수 있어요.

 

하비베이에서 할 만한 것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 고래 관찰 투어 (Whale Watching) - 혹등고래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
    • 스피릿 오브 하비베이 - 친환경적인 고래 관찰 투어로 유명합니다
    • 휠 오브 하비베이 - 소규모 그룹으로 운영되어 더 개인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 블루 돌핀 마린 투어스 -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 요소가 가미된 투어입니다
  • 프레이저 아일랜드 투어 (Fraser Island) - 4WD로 달리는 모래섬, 맑고 푸른 담수호,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숲 속 트레킹까지.
  • 해변 낚시 & 자전거 타기 - 조용한 해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낚시를 즐기기에도 참 좋은 곳이에요.
  • 보타닉 가든- 다양한 식물과 호주 고유종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 하비베이 역사 마을 -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 지역 마켓 탐방- 에식스 스트리트 마켓이나 로컬 팜마켓에서는 다양한 수공예품과 먹거리를 만날 수 있어요.
🛍️ 허비베이 주요 마켓 안내

Urangan Pier Park Community Markets
주소:Pier Street, Uranga
운영 시간:매주 수요일 및 토요일, 오전 7시 ~ 오후 1
특징:현지 농산물, 수공예품, 음식 등을 판매하며, 우랑간 부두 근처에서 열립니다.

Koala Markets
주소:9-11 Kruger Court, Uranga
운영 시간:매월 둘째, 넷째, 다섯째 일요일, 오전 6시 ~ 오후 12
특징:Koala Social Club이 주관하며, 다양한 중고 물품, 수공예품, 음식 등을 판매합니다.

Torquay Beachside Markets
주소:Charlton Esplanade, Torquay (Aquavue 근처)
운영 시간:매월 둘째 및 넷째 토요일, 오전 7시 ~ 오후 1
특징:해변가에서 열리는 마켓으로, 예술 작품, 수공예품, 패션 아이템 등을 판매합니다.

Nikenbah Markets
주소:Hervey Bay Animal Refuge, Maryborough Road, Nikenba
운영 시간:매월 첫째, 셋째, 다섯째 일요일, 오전 6시 ~ 오후 12
특징:동물 보호소 기금 마련을 위한 마켓으로, 신선한 농산물, 수공예품, 음식 등을 판매합니다.

City Park Market (Pialba)
주소:Cnr Old Maryborough Road & Charles Street, Pialb
운영 시간:매월 둘째 및 넷째 일요일, 오전 6시 ~ 오전 11
특징:도심에서 열리는 마켓으로, 커피, 아침 식사, 신선한 농산물, 해산물, 수공예품 등을 판매합니다.

Marina Twilight Markets
주소:Boat Harbour Marina, Buccaneer Drive, Uranga
운영 시간:매주 금요일, 오후 2시 30분 ~ 오후 7시 30
특징:해질 무렵 열리는 야시장으로, 의류, 보석류,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합니다.

각 마켓의 일정은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공식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출처: Visit Fraser Coast, Markets at the Pier

 

다시 오고 싶은 이유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비베이에서의 여행은 제게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곳이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위로, 친구들과 나눈 시간,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된 다음 여행. '조용하지만 할 것이 많은 곳'이라는 말이 꼭 어울리는 도시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동물들을 만나고, 길게 뻗은 제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신선한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맛보던 그 순간들이 모여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고래 시즌에 맞춰서 방문해 혹등고래의 우아한 모습도 함께 보고 싶네요.
아이와 함께 다시 이곳을 찾아, 이번에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채워가고 싶습니다. 혹시 조용한 바다 도시에서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하비베이를 추천드릴게요. 당연히 혼자도 그리고 친구와 연인과 함께와도 즐거운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즐거운 여행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