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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Life in Australia)

브리즈번, 살기 좋은 도시인가? 직접 경험한 9가지 이유

by 호주마마 2025. 2. 23.

브리즈번에서 살면서 혹은 여행을 하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브리즈번, 정말 살기 좋은 곳일까?"

아는 동생의 브라이덜 샤워에서 브리즈번이 살기 좋은 곳인가에 대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
브리즈번은 대표적인 관광지라기보다는 살기 좋은 도시에 가깝다.

 

오늘 나는 아는 동생의 브라이덜 샤워에 다녀오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브리즈번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단순히 따뜻한 날씨나 편리한 교통 때문만이 아니다. 브리즈번만의 독특한 매력이 사람들을 이곳에 정착하게 만든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듣고, 경험하고 느낀 브리즈번의 장점 9가지를 소개해보겠다.


브리즈번은 관광지로 적합할까?

우선, 브리즈번이 관광지로 좋은 곳인지 이야기해 보자.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브리즈번. 나는 워킹홀리데이로 처음 이곳에 와서 '호주병'이라는 것을 경험한 후, 몇 년 뒤 결국 호주에 정착하게 되었다. ‘호주병’이란, 호주에 다녀온 사람들이 호주를 그리워하며 생긴다는 우스갯소리 같은 표현이다.

 

나는 딩크족으로 오랜 기간 브리즈번에서 살며 여행을 많이 다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리즈번은 대표적인 관광지라기보다는 살기 좋은 도시에 가깝다. 브리즈번 자체만 놓고 보면, 시드니나 멜버른처럼 유명한 랜드마크가 있는 곳은 아니다.

 

역사가 길지 않은 신생 도시인만큼, 웅장한 유적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티는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으며, 우리가 자랑하는 사우스뱅크의 인공 수영장과 강을 따라 펼쳐진 도시 풍경을 제외하면 ‘와우’ 하는 요소가 많지는 않다. 이런 말을 하면 브리즈번 여행사들의 미움을 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브리즈번을 기점으로 골드코스트, 선샤인코스트 같은 해안 지역이 가깝고, 조금 더 이동하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까지도 접근할 수 있다. 아참, 브리즈번 시티에서 가까운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모튼 아일랜드도 있다.

 

이러한 근교 여행지 덕분에 브리즈번은 관광지보다는 거점 도시로서의 매력이 크다.


브리즈번이. 살기 좋은 도시인가?

내 대답은 무조건 YES. 그 이유는 너무 많지만, 그중에서 9가지 핵심적인 장점을 정리해 보겠다.

 

1. 따뜻한 날씨가 건강에도 좋다

브리즈번의 날씨는 1년 내내 온화하다. 물론 여름에는 덥고 습하지만, 혹독한 겨울이 없고 멜버른처럼 변덕스러운 날씨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건강을 이유로 브리즈번에 정착하는 사람들도 많다.

 

얼마 전 우연히 만난 한 한국인은 건강 문제로 브리즈번으로 이주했다고 했다. 원래는 1년 정도만 살다가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조금만 더 있어 보기로 했고, 결국 7년째 살고 있다고 했다. 따뜻한 기후가 관절염, 천식, 우울증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브리즈번의 맑은 하늘도 또 하나의 축복이다. 연간 283일이나 되는 맑은 날씨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야외 활동으로 이끈다. 물론 283일이라는 숫자는 정확한 통계라기보다는 내 체감상 그 정도로 맑은 날이 많다는 의미다. 도시 곳곳의 공원과 산책로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조깅을 하거나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자연스럽게 건강 증진으로 이어진다.

 

또한, 브리즈번은 해안 도시인만큼, 바다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공기가 폐 건강에 좋다고 한다.

 

다만,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현지인들은 한낮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거나, 꼭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철저히 바르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결국, 브리즈번의 날씨는 때로는 축복이 되고, 때로는 주의해야 할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하다.

2. 운전하기 좋은 도시

브리즈번에도 교통체증이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이주 인구가 증가하면서 교통이 더 복잡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브리즈번을 운전하기 좋은 도시라고 평가한다.
 
다른 대도시에 비해 도로가 깔끔하고 주차 공간도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그래서인지 브리즈번 운전자들은 인내심이 더 많은 편이다. 운전 중 화를 내거나 경적을 울리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물론, 과속이나 신호 위반에 대한 강력한 벌금 제도도 한몫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편이다.

 

나는 한국에서는 장롱면허였지만, 브리즈번에서 운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만약 다시 부산에서 운전해야 한다면, 긴장감 때문에 도로에 나설 자신이 없다. 부산의 교통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흔히 '부산에서 운전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운전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안타깝게도 나는 부산에서의 운전 경험이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가 전부였다.

 

브리즈번에서는 도심을 벗어나면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도 많다. 이런 점에서 운전 중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3.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

시드니에 갔을 때 한 스트리트 공연자가 공 저글링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시드니 스타일!" 그러더니 엄청 빠르게 저글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브리즈번 스타일!"이라며 천천히 저글링을 이어갔다. 이 말이 너무 웃겼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 브리즈번은 여유롭다. 직장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공항에서도 급하게 뛰어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 뛰는 사람들은 운동하는 사람들과 아이들 뿐이다. 이 여유로움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

4. 파격적인 대중교통 할인 – 50센트로 이동 가능!

브리즈번에서는 현재 대중교통 요금이 단 50센트다. 무려 4년 동안 지속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할인이 발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나도 포함이다. 주차할 곳과 주차비에 신경을 쓸 필요도 없고, 밖의 풍경을 보거나 책을 읽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사실 브리즈번 CBD(중앙 업무 지구)의 주차비는 호주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시내를 저렴한 가격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브리즈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큰 혜택이다. 대중교통 비용이 부담이 되어 차를 몰아야 하는 도시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5.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브리즈번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사우스 뱅크의 라군이 있다. 이곳은 인공 해변이지만, 실제 바다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과 이벤트들도 많다. 또, 다양한 공원과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족 단위로 즐길 거리가 많다.

6. 다른 대도시보다 저렴한 생활비

브리즈번의 물가는 호주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퍼스도 브리즈번과 비슷한 규모의 도시지만, 생활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시드니와 멜버른은 말할 것도 없이 물가가 높다. 브리즈번은 부동산 가격, 식료품, 외식 비용 등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가계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편이다. 즉, 브리즈번의 생활비가 합리적이라는 것은 호주 내에서의 이야기다.

 

이러한 경제적인 부담이 덜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브리즈번을 살기 좋은 도시라고 느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7. 50센트로 리버 페리를 타고 강을 구경할 수 있다

앞서 대중교통 요금이 50 센트라고 언급했는데, 이 가격으로 City cat이라 불리는 리버 페리까지 탈 수 있다. 브리즈번 강을 따라 페리를 타고 도심을 지나가면, 도시의 아름다움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한강 유람선을 타는 것과 비슷하지만 훨씬 저렴하다.

 

이런 점이 브리즈번을 더욱 매력적인 도시로 만든다.

8. 월드 클래스 관광지인 골드코스트랑 한 시간 거리이다.

브리즈번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세계적인 관광지 골드코스트와 가깝다는 점이다. 자동차로 약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주말 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브리즈번 시티에서 골드코스트까지 기차로도 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50센트다. 서퍼스 파라다이스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거나,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를 경험하고, 다양한 테마파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도 저녁이면 브리즈번의 편안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런 접근성은 브리즈번 거주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이다. 도시의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면서도, 언제든 세계적인 휴양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드림월드, 무비월드, 씨월드 같은 대형 테마파크들이 있어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골드코스트의 화려함과 브리즈번의 편안함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브리즈번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9. 미래가 기대되는 도시

브리즈번이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도시가 더욱 활기차게 변화하고 있다. 아니,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그 변화를 보고 있다.

 

현재 대규모 인프라 개발이 진행 중이며, 특히 교통망 확충과 스포츠 시설 건설이 활발하다. 크로스 리버 레일(Cross River Rail)이 완공되면 도시의 교통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고, 퀸즈 워프(Queen's Wharf) 같은 대형 복합 시설은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얼마 전 퀸즈 워프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내려다본 브리즈번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퀸즈 워프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내려다본 브리즈번의 모습
퀸스 워프에서 내려다본 브리즈번: 비가 내린 다음 날이어서 그런지 강물이 갈색이다. 하지만 푸른하늘과 브리즈번의 경치는 아름답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개발을 넘어, 브리즈번의 미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호주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브리즈번은 부동산 가치 상승, 새로운 일자리 창출, 관광 산업 발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사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도 브리즈번은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물가와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는 점이 브리즈번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결론

브라이덜 샤워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브리즈번의 장점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사람마다 브리즈번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결론은 같다.

브리즈번은 정말 살기 좋은 도시다.”

 

만약 브리즈번으로의 이주를 고민하고 있다면, 위에서 소개한 9가지 이유를 참고해 보길 바란다. 하지만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브리즈번이 정말 자신에게 맞는 도시인지 확인하려면, 먼저 사전 답사 겸 관광을 해보는 것이 필수다. 이곳에 직접 와서 브리즈번만의 매력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브리즈번에서의 삶은 여유롭고, 경제적 부담이 덜하며,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환경 속에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어쩌면 브리즈번이 당신에게도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수 있을지 모른다.